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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야기

소통으로 건강한 조직문화만든 서울도시철도공사

직급·직렬 장벽 허물었더니 업무개선 효과 쑥쑥

서울도시철도공사 '건강한 조직문화' 만들기 시동 

청년 중역들이 개선안 발굴 … 간부회의에서 채택

2014-12-19 10:07:52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많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일이 답하지는 못하더라도 여러분의 생각을 가감없이 보내주시길 희망합니다. 아울러 공사 주요 경영정책이나 현안업무에 대해 자주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임직원들은 지난 8월 19일 김태호 신임사장에게 한통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사랑합니다'로 끝을 맺는 메일 계정은 최고경영자(ceo@smrt.co.kr). 허심탄회하게 직원들 의견을 듣고 주요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쌍방향 소통매체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사장에게 직접 메일을 보낼 직원이 있을까' 싶었지만 직원들 반응은 뜨겁다. 하루 5~6명이 전자 소통을 한다.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랑합니다'로 마무리한 감성적인 글이 화제를 모은다.


서울 지하철 5~8호선 운영기관인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직급과 직렬을 뛰어넘는 소통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연한 조직, 건강한 문화 속에서 개개인이 역량을 키우고 서비스와 업무 효율이 높이려면 장벽을 허물고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고경영자 메일 계정과 함께 사내 전산망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소통신문고가 요즘 부쩍 시끌벅적해졌다. 김 사장이 게시판 글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직접 답변을 달고 직원들도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월평균 180건 가량 글이 올라오는데 최근 3개월간 조회수가 월 8만8000여건에서 10만2000여건으로 15%, 댓글은 1000건에서 1600건으로 60%나 늘었다. 어느 부서 근무환경이 열악하다거나 특정 업무는 실효성이 없으니 이런 방식으로 개선하자는 등 무게감있는 내용도 눈에 띈다. 공사는 "직접 얘기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지만 소통과 공유가 필요했던 내용들"이라며 "공감하는 글부터 반대 의견,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등 댓글을 통한 논의도 활발하다"고 밝혔다. 


소통신문고에서 논의된 내용은 실제 업무개선으로 이어진다. 전산프로그램을 통한 업무 효율화, 불필요한 서류업무 축소·폐지, 냉·난방 업무환경 개선 등이 반영됐다. 업무 관련 규정이나 문의사항은 해당 부서에서 명쾌한 답변을 달아 공유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은 오프라인으로도 제도화했다. 지난 9월 대리급 이하 직원 35명으로 청년중역회의를 꾸려 상하간 수평적 소통, 직렬간 소통을 목표로 외부 강사 특강과 자체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입사 직후부터 사무 차량 승무를 비롯해 토목 건축 전자 등 기술까지 여러 직렬로 나뉘어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부서별로 위원을 구성했다. 


위원들은 9월 15일 발대식을 가진 후 10월부터 '불필요한 일 버리기'와 '직원 사기진작 방안'을 연구과제로 정해 토론을 진행 중이다. 기업문화 개선과 함께 지하철 이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 등 스스로 공감하는 내용을 회의안건으로 올려 논의하고 그 결과물을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보고했다. 


직원간 공감대 형성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신입사원 통합교육을 실시하자는 의견 등 10개 안건 가운데 8건이 바로 채택됐다. 불필요한 실적보고서와 지나치게 세분화된 보고서 통합·축소, 평가지표 개선안 등이다. 김승면 의장은 "위에서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수평적 소통을 통해 원하는 부분을 개선하기 때문에 작지만 효과는 크다"며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시작치고는 성과가 좋아 내년에는 조직변화를 이끌 수 있는 좀더 무거운 안건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통 강화와 함께 조직문화에 감칠맛을 더하는 깜짝 행사도 종종 선보인다. 매주 금요일로 정한 '컬러셔츠 데이'가 대표적이다. 이날만큼은 검정 회색 남색 정장차림인 일상적인 풍경이 알록달록한 셔츠와 편안한 청바지, 운동화로 바뀐다. 한주에 한번 정도는 밝고 경쾌한 색상의 옷을 입고 근무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조직분위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것. '다양한 개성이 공존해 상생효과를 내는 조직'을 위해 옷차림부터 바꾸었다. 


사내 커피동호회 회원들이 바리스타가 돼 출근길 동료들에게 커피를 뽑아주고 회사 근처에서 붕어빵을 파는 아주머니를 초대해 직원들만을 위한 붕어빵을 굽는 등 이색 행사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다. 김태호 사장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면 그 행복에너지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시민들이 언제나 안심하고 즐겁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처: 내일신문 201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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