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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야기

편의점 애환과 행복사회

 

 

 

 

UV-와라! 편의점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의 시급은 최저임금도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청년 실업문제로 저임금에 편의점 알바라도 하면서 생계유지에도 어려운 애환이 있다.

편의점 주인에게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가 있다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편의점 주인도 체인점포 지점을 개설하면서 임대료와 설비를 제공하는 댓가로

매월 고정적으로 수입의 50%를 납입해야 하는 구조이고

수입이 적어도 그 금액정도를 매월 납입해야 하는 상황이니

점포주인도 이 불황기에 영세한 소득을 면치 못한다 한다.

더구나 제한없이 점포를 확대하는 자본주의 시장상황에서

골목마다 편의점이 우후죽순으로 개설되다 보니 매상은 더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업계로선 한숨이 나올 형편이다.

점포설립의 제한, 영세점포의 보호, 알바의 최저임금 보장이

함께 고려되어야 다 같이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 한다.

 

편의점의 현실과 애환에 대한 조선일보의 기사를 소개한다.

 

편의점 알바=루저?

          (박돈규 기자, 조선일보, 입력 : 2013.01.24)

[시각] 소설·가요·만화 속 '편의점'

김애란의 단편 '나는 편의점에 간다'에서 주인공 ''는 편의점이 보이는 무관심을 즐긴다. 그러나 편의점 알바생이 손님에게 사적인 대화를 건네지도 않지만 단골조차 못 기억한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익명성과 무관심은 심리적 안정을 주면서 폭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편의점'이란 대중가요에는 이런 노랫말이 나온다. "아무리 씻어봐도 아무리 지워봐도/ 손끝에서 밀려오는 돈냄새/ 하나 둘 셋 넷/ 현금 영수증 필요하세요?"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어머니가 건 전화를 받은 알바생은 "독서실이라서 저 전화 못 받아요" 하며 서둘러 끊는다. 계산대 앞에 손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멜로디는 경쾌해도 기분은 씁쓸해진다. 24시간 편의점에 갇혀 있는 알바생의 하루가 막막한 청춘의 사태로 돌진해온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웹툰 '와라! 편의점'은 알바생이 시급을 올려받자 "노예에서 서민으로 등극"했다는 표현이 나온다. 어째서 편의점 알바생에겐 '최저임금''최고임금'과 같은 말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시급 4860)을 못 받아도 편의점엔 알바가 줄을 선다'23일자 본지 사회면 기사에서 한 알바생도 "우리에겐 최저임금이 사실상 최고임금"이라고 말했다. "억울하면 출세해야지, 생각할 뿐 항의할 수는 없는 처지"라는 고백도 있었다.

 

그렇다고 업주를 '착취자'로 몰아세울 수는 없다. 매장을 24시간 운영해야만 하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와라! 편의점'에서 시급을 꼬박꼬박 받는 알바생이 '생계' 걱정을 하는 사장님을 걱정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고 알바생들이 처한 현실, 낮은 자존감을 루저(loser)의 비극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최근 영국에서 만난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삶에서 얻게 되는 자리가 우연이 아니라 각자가 자초한 마땅한 결과라는 폭력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공부 잘해 좋은 대학 갔으면 그런 꼴 안 당할 것 아니냐"는 말은 속 터지는 부모의 푸념이지, 국가의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무관심 또는 몰이해가 상처를 덧나게 한다. 젊은 세대의 한숨과 절망이 대중가요로, 만화로, 소설로 진눈깨비처럼 흩날리고 있다.

 

[기자수첩] "오죽하면 알바생 임금 깎겠나"편의점 업주들의 아우성

  (감혜림·사회부, 조선일보, 입력 : 2013.01.25)

 

서울 편의점 3곳 중 한 곳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주고 있다.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벼룩의 간을 내먹는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하지만 점주들은 "아낄 게 알바생 임금밖에 없다"고 아우성이다.

 

사실 모든 비판이 점주에게 쏠리는 것은 부조리하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본사와의 관계에서 그들도 약자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퇴직한 뒤 편의점을 시작한 점주 A(55)씨의 경우를 보면, 아르바이트생의 고충과 비애가 시작되는 사회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A씨는 3년 전 6000만원을 투자해 편의점을 시작했다. 본사가 임차료·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담하는 위탁가맹점 계약이었다. 이익이 나면 50%를 수수료로 본사가 가져가는 대신, 적자가 나도 월 400만원은 맞춰준다고 했다. 전기세·카드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월 300만원 정도는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하면서 실상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게는 24시간 돌아갔다. 피곤하다고 문을 닫을 수 없었다. 물건을 나르고, 정리하고, 계산하는 일을 24시간 홀로 할 수도 없었다. 그는 처음 아르바이트생 4명을 돌아가면서 고용했다. 시급(時給)을 최저임금보다 200~300원 적게 줬지만, 남는 돈은 100만원이 채 안 됐다. A씨는 "최저임금을 맞춰주다 보면, 정말로 한 푼도 안 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편의점 업계가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적으로 점포를 늘렸기 때문이다. A씨 점포 근방에도 3~4개 정도였던 편의점이 10여개로 늘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늘어난 것도 아니다. 매출은 더 줄었다. A씨가 손을 댈 수 있는 것은 역시 알바생의 시급뿐이었다.

 

편의점 주인들은 월 순수익의 30~ 70%를 수수료로 본사에 낸다. 전국 25000개 편의점은 다닥다닥 붙어있다. 본사는 손해 볼 것 없다. 점포 숫자를 늘려 수수료로 이익을 챙긴다. 상황이 이러니 편의점 주인들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채용 면접 때부터 "최저임금 못 챙겨준다"고 말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사회에 첫발을 딛는 젊은이들은 "억울하면 출세해야지"라며 자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