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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이야기

베품에서 오는 행복이야기

 

 

어둠이 내리면서 눈꽃이 날리기 시작했다. 그는 낡은 자동차의 가속패달을 밟아 길을 재촉했다. 얼핏 길 모퉁이에 자동차 한 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고장이 난 모양이었다.

최신형 고급 승용차 안에서 한 노부인이 아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는 노부인의 승용차 앞에 차를 세우고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노부인은 잔뜩 겁을 먹은 채 지쳐 있었다. 한시간이 넘도록 그곳에서 있었지만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마 나를 해치려는 건 아니겠지?’

노부인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차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 남자는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아주머니, 제가 도와드리죠. 추운데 차 안에 들어가 계세요. 바람이 찹니다. 저는 조지라고 합니다.”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있었다. 그는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 작키(차를 들어 올리는 장비)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차 밑으로 몇 번을 들락날락하자 옷이 더러워졌으며, 실수로 손까지 다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트렁크에서 보조 타이어를 꺼내 갈아 끼웠다. 드디어 마지막 나사를 채우고 공구를 정리했다.

노부인은 그제야 안심을 했다. 차창을 내리고 운전사도 없이 급하게 길을 나서면서 자동차를 미리 살펴보지 못해 이런 일이 생겼네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지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노부인은 사례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말로 고마웠다.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었다. 이토록 적막한 곳에서 강도라도 만났다면...

얼마나 드리면 좋을까요? 말씀만 하세요. 정말입니다.”

그가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저는 도움이 필요한 분을 도와드렸을 뿐이에요. 돈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닙니다. 정말로 제게 답례를 하고 싶으시면요, 나중에 곤경에 처한 사람을 만났을 때 그냥 지나치지 말고 도와주세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완강하게 수고비를 거절하는 그에게 노부인은 꼭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노부인이 차를 몰고 출발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 사이에 날씨가 더 추워졌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그의 옷깃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는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서둘러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무척 즐거웠다.

조지와 헤어진 노부인은 계속 차를 몰아 한참을 갔다. 작은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며 허기를 채우기로 했다. 차에서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 눈발이 달려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카페는 허름했다. 여종업원이 다가와 수건을 건넸다. 눈에 젖은 머리를 말리라는 뜻이었다. 노부인은 따뜻한 배려에 미소를 지었다.

그 여종업원은 만삭의 임산부였다. 몸이 무거울 텐데 힘든 기색 하나 없이 노부인이 주문하는 메뉴를 준비하러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녀가 만들어준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노부인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 백달러짜리 지폐를 건넸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카페에 그런 큰 돈을 거슬러줄 돈이 있을 리 없었다. 종업원이 급하게 거스름돈을 마련하러 간 사이, 노부인은 슬며시 문을 나섰다. 만삭의 여종업원이 겨우 거스름돈을 마련해 들어와 보니 노부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거스름돈은 소중한 일에 사용하세요. 출산하는 데는 돈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저한테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오늘 어떤 고마운 분에게 도움을 받았답니다. 지금 제가 당신에게 한 것처럼 말이에요.”

 종업원은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쉬다가 그 노부인의 메모를 다시 떠올렸다.
그녀와 남편에게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녀는 다음달 출산 예정이라서 남편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편이 곁에 눕자, 그녀는 키스를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 잘될 거에요. 사랑해요, 조지!”

 

남을 돕는다는 것은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고

그저 베푸는 것이어야 합니다.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스스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주는 보답입니다.

 

[출처: 탄줘잉,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스물다섯 번째 할 일에서 발췌]

 

 

탄줘잉이 소개하는 이 이야기는 실화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매우 드라마틱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조지라는 젊은 남자는 천성적으로 착한 성격인지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남을 돕는 일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노부인이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큰 것임을 내포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외딴 길에 차가 멈춰서 있어도 무관심하게 그냥 지나쳐 갔을 것이다. 조지가 타이어를 어렵게 교체하고 난 다음에도 사례를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했다. 왜냐하면 사례받자고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는 거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은혜를 베풀고 상대방이 매우 고마워 하고 있을 때 ‘그건 저의 즐거움입니다(It’s my pleasure.)’ 라는 영어 표현을 가끔 듣게 된다. 조지는 그 사례 대신 또 다른 누구에게 선행을 하시라고 부탁을 한다. 노부인이 시골카페에서 식사후 100불을 놓고 가면서 만삭의 여종업원을 돕고 싶었다. 그 여종업원은 출산비용에 돈이 필요했던 터라 매우 감사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남편 ‘조지’에게 기쁨을 표현하였다. 이 이야기는 행복은, 베품은 전염된다 라는 말과 같이 베품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청량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